시한편. 청포도(靑葡萄)

사자파파 2017. 7. 17. 15:20

청포도(靑葡萄)


내 고장 칠월(七月)은
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

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 
먼데 하늘이 꿈 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

하늘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
흰 돛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

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
청포를 입고 찾아 온다고 했으니

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 
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

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 
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

> 이육사 지음

> 글 출처- 공유마당(어문>시>자유시(현대시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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