시한편.언제오시려나 #시한편 #노자영 #언제오시려나
언제나 오려나 밤이면 푸른 밤이면 눈을 감고 정신이 없이 언제나 한번 오시려나! 애가 끓어 가슴을 치며 인형과 같이 앉아 있어요 밤은 깊고 별이 우는데 창 사이로 스며드는 한 줄기 달빛을 두 손에 움키어 가슴에 안고 잠 못 자며 눈물 흘리며 님이여, 언제 오시려나! 날마다 날마다 몇 번씩이나 이처럼 섧게도 불러보지요 그대를 부르며 눈물 흘릴 때 구름결 같은 그대의 머리는 바람에 날려 꽃이 되고 紅雲[홍운]에 타는 그대의 두 뺨은 향기에 싸여 무지개가 됩니다. 무지개 위에 꽃이 피는 아, 그 같은 어여쁜 그대의 그림자! 나는 꿈에라도 그 어느날 꿈에라도 하얗게 몸부림 치다가 불 붙는 키스에 그만 넘어지며 오! 이슬 같은 애달픈 눈물을 애처롭게 치마에 적셔보지요. ──1925년, 시집 「처녀의 화환」에서 >..
시
2018. 3. 2. 11:22