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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한편. 연가

by 사자파파 2017. 11. 15. 19:12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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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연가>


1

그의 집 사립문을
밤마다 두드리며
크고 높은 소리로
나 괴롭노라고
그리운 설운 일을
애(哀)껏 한(恨)껏 고(告)할까


2

재인(才人) 손길 그 버릇
고치기도 어려워
남의 집 거문고를
한껏 울리었거든
또 무슨 죄 얻자고
그 줄조차 끊으리


3

뜻대로 된다 하면
훌훌 날아 보고서
임이 웃고 일하는
다행한 화롯가에
파랑새 한 마리로
이 추움 고하리라


4

초겨울 밤 깊어서
힘든 글 읽노라면
뒤뜰의 예리성(曳履聲)이
그의 것 같건마는
내 어려움 모르니
낙엽성(落葉聲) 그러한가


《동아일보》, 1927년 11월 24일.

> 김명순 지음

> 글 출처- 공유마당(어문>시>자유시(현대시)

> 이미지 출처- 무료 이미지-픽사베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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